이번엔 명확한 규칙이 있다고는 할 순 없겠지만 한자의 발음에 대해서 한국어 발음이랑 비교해 한번 얘기해 보려 한다.
앞에서 한국어와 일본어는 문법이 엄청 유사하다고 얘기했지만, 거기에 추가로 한자의 발음도 꽤 유사하다.
발음이 비슷하게 들린다는 측면도 조금은 있긴 하지만, 한자 단어의 경우 글자가 다르더라도 같은 한국어 발음으로 시작되는 서로 다른 한자들이 일본어에서도 한 두 개 정도의 그룹으로 묶이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한국어에서 "과" 발음의 한자 단어 들을 보자(서로 다른 글자가 같은 발음으로 묶인 다는 걸 보이기 위해서 예제를 일부러 좀 많이 넣었다)
- 科学 (과학, かがく, 카 가쿠)
- 果汁 (과즙, かじゅう, 카 쥬우)
- 課題 (과제, かだい, 카 다이)
- 過程 (과정, かてい, 카 테이)
- 過去 (과거, かこ, 카 코)
- 効果 (효과, こうか, 코우 카)
- 寡黙 (과묵, かもく, 카 모쿠)
- 製菓 (제과, せいか, 세이 카)
발음이 달라지는 한자들도 있는데, 이 경우라도 "카" -> "코" 정도로 뭐 이해해 줄만 하다.
- 誇張(과장, こちょう, 코 쵸우)
다른 예로 "문"이라고 발음 되는 한자들을 보자.
- 文章 (문장, ぶんしょう, 분 쇼우)
- 新聞 (신문, しんぶん, 신 분)
- 紊乱 (문란, ぶんらん, 분 란)
- 専門 (전문, せんもん, 센 몬)
- 質問 (질문, しつもん - 시츠 몬)
- 紋様 (문양, もんよう - 몬 요우)
이 경우도 "분" 이나 "몬" 으로 발음 되기 때문에 기존 한글 발음인 "문"의 범위 내에서 유사하게 발음 되는 느낌이 있다. 그래서 일본어를 좀 많이 듣다 보면 한자 단어의 경우 이 단어 같다는 추측이 가능하게 되는 상황이 생긴다.
다만 아쉽게도 한자에 따라서 뜻을 이용해 읽는 경우는 예외적인 상황이 생긴다. 아래와 같이 明 한자는 めい(메이), 日 한자는 にち(니치) 라고 한자 발음으로 읽히는데
- 明白 (명백, めいはく - 메이 하쿠)
- 明細 (명세, めいさい - 메이 사이)
- 日時 (일시, にちじ - 니치 지)
- 日曜 (일요, にちよう - 니치 요우)
두 개의 단어가 결합된 明日는 めいにち(메이 니치) 라고 되면 참 좋을텐데, 내일이라는 고유어를 표현하는 あした(아시타) 라고 읽는다.
게다가 조금 더 불행한 부분은 위의 日 경우도 어떤 소리와 한자와 결합되느냐에 따라 마치 우리나라 된소리 비슷한 촉음화라는 받침이 생기기도 하고
- 日記 (일기, にっき - 닛 키)
- 日課 (일과, にっか - 닛 카)
아래와 같이 같이 반대로 발음이 부드러워 질 수도 있다.
- 日本 (일본, にほん - 니 혼)
또한 이렇게 다양하게 변하는 경우가 일반적인 케이스는 아니지만, 아래와 같이 다양한 예외가 나올 수 있다.
음 독 이면서도 다른 발음 일수도 있고,
- 休日 (휴일, きゅうじつ, 큐우 지츠)
다른 훈 독 인 해라는 의미와 결합되면 아래와 같이 히나 비로 발음 된다.
- 日差し (햇볕, ひざし, 히 자시)
- 記念日 (기념일, きねんび - 키 넨 비)
단어 중 한자의 모양을 갖추었지만 고유어의 의미로 읽히는 경우가 많이 있는데, 뭐 이건 그때 그때 보면서 외워야 하는 거지 싶다. 언어가 뭐 항상 논리적으로 설명되진 않으니까 말이다.
- 大人 (어른, おとな, 오토나)
- 下手 (서툴다, へた, 헤타)
- 紅葉 (단풍, もみじ, 모미지)
- 着物 (키모노, きもの, 키모노)
중국어는 약간 상황이 달라서 처음 배우게 되면 발음이 많이 다른 것 같이 느껴진다.
예를 들어 "우"라는 한자를 보자
- 优秀(우수, yōuxiù, 요우 시우) - 우수하다
- 右 (우, yòu, 요우)
- 雨伞 (우산, yǔsǎn, 위 산)
- 待遇 (대우, dàiyù, 따이 위)
- 牛肉 (우육 niúròu, 니우 로우)
이렇게 보면 "요우"랑, "위" 는 그러려니 하는데, "니우" 발음으로 가면 발음이 완전 다른가 하는 생각이 들 수 있지만, 일본어 보다 조금 가지가 몇 개 더 늘어나는 측면이 있다고 받아들이면 매칭 되는 부분이 비슷하게 있는 것 같다.
그럼 그런 생각 하에 다른 발음 "과" 하나를 더 보자
- 水果 (과일, shuǐguǒ - 수이 꾸어)
- 过去 (과취, guòqù, 꾸어 취) - 지나가다의 의미
- 通过 (통과, tōngguò - 통 구어) - 통과하다의 의미
- 西瓜 (시과, xīguā, 시 과) - 수박
- 黄瓜 (황과, huángguā - 황 과) - 오이
- 夸张 (과장, kuāzhāng - 콰 장) - 과장하다의 의미
- 跨行 (과행, kuàháng, 콰 항) - 타행의 의미
이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어 보다 하나 좋은 점은 음 발음, 뜻 발음 같은 베리에이션이 없기 때문에 항상 일정한 발음으로 읽혀지는 부분이지만, 추가로 성조라는 게 있기 때문에 또 그만큼 주의해야 할 건 늘어나서 비슷한 것 같기도 하고, 밑에서 얘기하는 대로 살짝 예외가 있다.
하나의 글자의 발음은 항상 일정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공부하다 보면 글자가 분명이 같은데, 발음이 달라지거나, 성조가 달라져서 이게 뭐지 하고 헷갈리는 경우가 있다.
해당 상황이 발생하는 이유는, 간체를 만들면서 서로 다른 글자가 합쳐지거나 하는 이유로 글자 모양은 같지만 실제는 서로 다른 한자의 뜻으로 쓰여질 때 그런 것 같다. 이런 하나의 글자가 성조나 발음이 서로 다른 경우는 아주 많진 않아서(아마 100개 미만 이지 않을까 싶다), 이상할 때 마다 정리하거나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단어를 외거나 하면 될 정도인 것은 같다.
발음이나 성조가 달라지는 몇 개의 예를 보자.
발음 까지 달라지거나
- 长 (cháng, 창, 길 장, 延长, yáncháng, 옌 창, 연장하다) - 한국 한자로는 镸 로 표기한다.
- 长 (zhǎng, 짱, 어른 장, 成长, chéngzhǎng, 청 짱, 성장하다, 자라다) - 한국 한자로는 𠀋 로 표기한다
- 行 (xíng, 걸을 행, 旅行, lǚxíng, 뤼 싱, 여행)
- 行 (háng, 줄 항, 银行, yínháng, 인 항, 은행)
- 乐 (lè, 러, 즐거울 락, 快乐, kuàilè, 콰이 러, 즐겁다) - 한국 한자로는 둘 다 樂 로 표기한다.
- 乐 (yuè, 웨, 풍류 악, 音乐, yīnyuè, 인 웨, 음악)
때론 성조만 달라지기도 한다. 뭐 모양만 같지 서로 다른 한자이니, 두 한자가 발음이 같으면서 성조만 다른 경우라고 보면 된다.
- 假 (jiǎ, 지아, 거짓 가, 假装, jiǎzhuāng, 지아 쫭, 가장하다, ~인 체하다)
- 假 [jià, 지아, 틈 가, 请假, qǐngjià, 칭 지아, 휴가를 내다) - 한국 한자로는 暇 로 표기한다.
- 中 (zhōng, 쫑, 가운데 중, 中间, zhōngjiān, 쫑 지엔, 중앙, 중간)
- 中 (zhòng, 쫑, 맞을 중, 命中, mìngzhòng, 밍 쫑, 명중하다)
정리해 보면 한국인 입장에서 한자 발음을 읽을 때 두 언어다 어느 정도 공부하다 보면 발음이 어느 정도 유추가 되는 시점이 오는 것은 맞는 듯 싶다. 사실 이건 두 나라 모두 특정 시대의 중국 한자 발음을 나름 들리는 대로 가져와 고유 말 발음과 매칭 시켰을 터이니 당연한 것 같기도 하다. 다만 일본어의 경우는 훈독이, 중국어의 경우는 성조가 이 편안함에 조금 후추 가루를 뿌리는 경향이 있다.
강사 분의 얘기로는, 요즘 사람들은 한자 자체를 잘 모르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그냥 한국 한자의 뜻을 모르고 아예 다른 글자라 생각하고 접근하는 경우도 많다고 얘기한다. 그래서 이렇게 따져가며 고민할 시간에 그냥 단어나 더 외우라는 구박을 종종 듣곤 하지만, 이렇게 기존에 알고 있는 한국 한자와 비교하는 것을 안 하고 순수하게 한자를 바라보기가 개인적으로는 무척 힘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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