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는 한글이 만들어지기 전까진 이두 문자라는 방식으로 한자어를 가차해 우리말을 표현했다고 한다. 궁금해서 찾아보니 지금 한글 같이 음과 1:1로 매칭되는 요소는 아니고, 한자의 뜻과 일부 한자를 문법적 요소로 차용해서 섞어 쓰는 지금 보면 묘한 표기인 것 같다. 어찌보면 일본어에서 한자에 고유 글자인 히라가나가 붙은 것과도 비슷하다.
예) 王是(왕 왕, 이 시) - 왕이다, 見古(볼 견, 옛 고) - 보고
위를 표현을 보면 기본적으로 한자 자체를 모르면 한자를 이용해 글을 적거나 반대로 해당 표기에서 우리말의 뜻을 알아내는 건 무척 힘들었을 것으로 생각되며, 그런 측면에서 "나라의 말이 중국과 달라 문자와 서로 통하지 아니하니" 라는 훈민정음 반포문의 시작 부분이 공감이 가는 듯 하다. 또 한편으로 처음 한글을 도입하려 했을때, 얼마나 기존 표기에 익숙해진 나라 전체의 사람들의 반대가 심했을까 싶다.
또한 이후에도 바로 한글만 사용하진 않고 많은 신문 등에서도 한자를 한글이랑 한참 섞어쓰는 시기도 오래 있었다. 여러 과정을 거쳐 90년대 정도 부터 순수 한글 표기를 했다고 하는데, 어찌보면 이러한 표현 방식은 이두 표기와 현실의 한글이 타협했던 느낌같기도 하다.
예) 護國의 烈士를 기리다 - 호국의 열사를 기리다
지금 시대에 와선 크게 의미없어 보이지만 그때는 한자를 읽고 쓸수 있는게 글을 읽을 수 있는 교양의 기준을 나타내는 지표이던 때도 있던거 같다(뭐 이 기준은 항상 시대에 따라 달라지는 거지만 말이다).
일본어는 한자, 그리고 고유 글자인 히라가나, 그리고 애니메이션이나 게임, 노래 등 오타쿠 입문이 아닌 순수한 상태로 일본어를 공부할때 제일 어려워할 가능성이 높은 카타카나 라는 히라가나와 음은 같고 모양이 틀린 고유의 글자가 섞여 사용된다.
히라나가 예) あ い う え お (아 이 우 에 오)
카타가나 예) ア イ ウ エ オ (아 이 우 에 오)
개인적으로는 일본어에서의 한자는 익숙하다는 가정하에 글의 가독성을 높여준다고 생각하지만 이것 또한 우리나라의 한자 섞어 쓰기가 어느 시점에 사라진거 같이 편견일 수도 있을거 같다
한자 버전) 世界で最も美しい顔100人をもしも、すっぴんで選んだらこうなる
히라가나 버전)せかいでもっともうつくしいかお100ひとをもしも、すっぴんでえらんだらこうなる!
해석) 세계에서 제일 아름다운 얼굴을 가진 100인을 만약, 화장을 안한 얼굴로 선택을 한다면 이렇게 된다.
世界(세계), 最(가장 최), 美(아름다울 미), 顔(낯 안) , 人(사람 인), 選(가릴 선)
또한 일부 일본에서만 사용하는 고유한자가 있는데 수가 작고 약간 뜻만 다를뿐 모양이 비슷해서 특별히 공부할 때 큰 영향은 주지 않는듯 싶다.
예) 働 (はたらく, 하타라쿠, 일하다) - 사람(人)이 움직이다(動, 움직일 동)
히라가나는 우리가 가장 일본어를 보면서 많이 볼수 있는 글자이며 단어 뿐만 아니라 문장 성분은 모두 히라가나로 표시한다. 우리말의 한글 포지션 이라고 생각하면 맞을 듯한다. 얘기로는 한자의 초서에서 시작되어 주로 문학 작품이나 편지에서 쓰다가 현대는 일본어의 중심이 된것 같다.
예) 学校に行く(がっこう に いく, 갓코우 니 이쿠, 학교 에 가다)
카타카나는 불경의 주석이나 한문의 표기 등에 썻다고 하며, 일본어에서는 영어 단어를 표기하거나, 의태어, 의성어, 특정한 뉘앙스를 강조할때 쓰는 편이라 한다. 마지막 뉘앙스 강조 부분은 감이 없어 생략한다.
영어) ナイト(나이토, night, 밤)
의성어) ニャーニャー (냐- 냐-, 고양이 울음)
의태어) ドキドキ (도키도키, 두근두근)
발음은 자신 없어서 얘기하긴 좀 애매하지만, 받침을 거의 보기 힘들어서 우리말 보다는 한음절 더 긴 느낌들이 있고, 몇 가지 특이한 부분은 아래와 같다. 나머진 열심히 반복해 외는 수 밖에 --;
1) 원래 글자로도 쓰고 조그매져서 받침으로도 쓰는 경우(つくえ, 츠쿠에, 책상 vs がっこう, 갓 코우, 학교)
2) 위에 더해 유일한 받침 같은 느낌의 글자 ん (みんな, 미 ㄴ 나, 민나)
2) 점이 두개(゛) 붙거나, 작은 동그라미(゜)가 하나 붙어 발음을 바꾸는 애들이 있음(は-ば-ぱ, 하-바-파)
마지막으로 중국어를 보자. 중국어는 한자 밖에 없긴하지만 번체(정체), 간체, 이체 라고 구분되기는 한다. 번체나 정체는 아마도 각자의 입장에 따른 차이가 있을 것 같은데, 훈민정음의 취지 비슷하게 사람들이 읽고 쓰기 힘들었던 복잡했던 번체(繁體, 번성할 번, 몸 체)를 간체(簡體, 간략할 간)로 간단하게 만들어, 읽고 쓸수 있는 사람을 늘인다는 좋은 의미의 입장을 옹호하기 위한 측면이 있다고 보이고, 정체(正體, 바를 정)는 반대로 기존의 전통 한자의 모양을 지키고 쓰는 게 맞다고 생각하는 홍콩, 대만, 마카오 등의 철학이 부딪치는 부분이라고 이해하면 될 듯 하다.
그래서 번체(정체)는 한국, 홍콩, 대만, 마카오, 일본 등 에서 사용하는 오래전 부터의 중국한자라고 볼수 있고, 간체는 중국에서 기존한자를 간략하게 축약한 형태의 한자라고 보면 된다. 그리고 이체는 한자의 사투리 글자 정도로 보면 되지 않을까 싶다. 현재는 우리나라에서는 중국한자라고 하면 당연히 간체로 생각하지만 역사적인 이유로 예전에는 학교에서 대만어 기준으로 중국어를 교육하던 시기에는 번체로 배우는 경우도 있었다.
회화 측면에서는 대만은 번체(정체)를 쓰지만, 표준 말은 북경을 기반으로 한 방언이라서 어조나 일부 단어들에 차이가 있지만 중국의 표준어인 북경어와 거의 통한 다고 한다(별개로 대만 쪽 사투리도 있다고 한다). 반대로 홍콩이나 광동성, 마카오 등지에서는 광동어라는 다른 계통의 회화를 사용해서, 표현 자체가 많이 다르다고 한다(궁금하면 유투브를 찾아보자). 간체를 쓰더라도 정상적으로 교육은 받은 경우라면 번체를 보통 읽을 수는 있다고 하고, 다른 지역 지역들도 표준어 또한 배울 거긴 때문에 젊은 사람들은 다들 아마도 공통적으로 북경어가 통하지 않을까 싶기는 추측한다.
번체와 간체의 차이는 한국 사람이 중국어 공부를 시작할때 가장 눈앞에 맞이하게 되는 장벽일거 같다. 그런데 알고 보면 전혀 다른 글자가 아니라 번체를 기준으로 복잡한 한자 요소들을 좀더 간략한 요소로 대체하는 컨셉으로, 구조는 유지하면서 글자를 단순하게 만들었다고 보면 된다. 간단히 줄이거나, 고대 글자를 채용하거나 하는 등의 학자들의 견해가 적용되었다는데 예제를 보면서 대충 감을 느껴보자
1) 요렇게 소심하게 변해 간단하게 이해가 되는 부분부터
語 → 语(말씀 어), 談 → 谈(말씀 담)
銀 → 银(은 은), 銅 → 铜(구리 동)
飲 → 饮(마실 음), 飯 → 饭(밥 반)
門 → 门(문 문), 問 → 问(물을 문)
2) 조금 더 과감한 애들도 있고
開 → 开(열 개), 關 → 关(닫을 관)
龍 → 龙(용 용), 飛 → 飞(날 비), 學 → 学(배울 학), 雲 → 云(구름 운)
3) 두개를 하나로 간략히 합치는 경우도 많지는 않지만 있으며
髮/發 → 发(터럭 발, 필 발)
4) 결국 복잡한 한자에서는 위의 줄임 현상들이 겹쳐서 일어나게 된다.
識 → 识(알 식), 譯 → 译(번역할 역)
한자는 개인적으로 이런 특정한 부수 형태의 글자들이 2차원 형태로 배치된 거라고 보기 때문에, 작은 크기의 간체에 익숙해 지다 보면 복잡한 글자도 나중엔 4번 같이 부분 부분에 대한 치환이 일어나는 것으로 보여져 그러려니 설득이 되는 것 같다. 한국인이기 때문에 번체를 같이 공부하는 부분은 요즘 온라인 사전 보면 번체가 같이 표기되서 한번씩 간체 찾으면서 비교해 보면 더 좋을 듯 하다. 아래와 같이 일부 간단한 글자 위주로 번체랑 간체가 같은 경우도 있긴 하다(가끔 조금 복잡한 글자가 번체와 간체가 같으면 왜 안 줄였지 신기하기도 하다)
예) 我, 鼎, 好
뭐 요즘은 스마트폰으로 글자를 쓰기 때문에 외국인 입장에서 번체나 간체나 모양만 알고 있음 쓰는 데는 큰 차이는 없는 듯한데, 다만 노안이 오기 시작하면 아무래도 획수가 작은 간체가 좀 더 눈에 잘 보이지 않을까 하는 소심한 의견을 내본다. 개인적으로 아래 한자를 처음 봤을 때 장난인가 했었다 --;
凹, 凸 (오목할 요, 볼록할 철)
마지막으로 중국어 발음은 영어와 다르긴 하겠지만 p, f 및 z, j 및 l, r 발음이 각각 있다. 또 조금 특이한 발음으로는 zh, ch, sh 과 z, c, s 발음이 구분된다. 그래서 은근 많이 틀리기도 하고 어려운 것 같다. 조금 특이한 발음 기호로는 ü 도 있다.
그리고 성조는 높은 성조(--) 올라가는 성조(↗) 내려갔다 올라가는 성조(↘↗), 내려가는 성조(↘), 짧게 끊어지는 성조가 있다. 발음과 성조는 회화의 영역이라서 선생님께 열심히 배우자^^;
- Fi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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