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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7. 24. 22:12 일본어와 중국어

이번엔 외국어 표기에 대해서 얘기해 보자. 아마도 아는 범위 상 거의 영어에 대한 얘기일 거 같긴하다.

우선 우리말인 한국어는 외래어라고 분류하긴 하지만 요즘은 그런 공식적인 경계가 조금 허물어진 느낌이다. 다르게 생각하는 입장도 있을 수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어떤 영어든 뭐 한국 발음으로 바꾸어 쓰고, 그걸 상대가 알아들을 수 있다면 그게 외국어의 한글 표기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특히 단어의 경우는 더더욱 그래서 예를 들어, "이 문제는 델리케이트(delicate)한 측면이 있고, 크리티컬(critical)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으니 조심스럽게 어프로치(approach) 해보자" 라고 얘기한다면 국어의 순화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입장에서는 무슨 근본 없는 표현이냐고 볼 수도 있겠지만(이 문제는 미묘한 측면이 있고, 중대하고 심각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으니 조심스럽게 접근해 보자), 많은 전문 분야(특히 IT 쪽을 생각해 보면 많이 그렇다)에서 어쩔 수 없이 외국어를 많이 섞어 쓰고 있다.

한국어의 "귀엽다"는 표현과, 일본어의 "可愛い(かわいい, 카와이-)" 하는 표현과, 중국어의 "可爱(kě'ài, 커아이)하는 표현은 일-중 두 나라의 경우는 한자가 같은데도 불구하고 무언가 서로 비슷하면서도 다른 느낌이 있다. 또한 한 언어의 표현으로는 엄청 길게 설명해야 되는 표현도 다른 언어에서는 하나의 짧은 단어나 사자성어로 함축이 되기도 하고, 그 반대로 장황해 지기도 하는 것 같다.

  • 自生自灭 (zìshēngzìmiè, 즈 셩 즈 미에) - 스스로 생겨나고 스스로 사라질 정도로 신경을 안 쓰고 내버려 두다.
  • 切ない (せつない, 세츠 나이) - 무언가 이루어지지 못하는 것에 대한 가슴 아프고, 안타깝고 애틋함에 대한 표현

하나 하나의 단어와 발음에는 특정한 나라 사람들의 감정이나 느낌이 시간과 엉켜서 압축되어 담겨져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노래 가사 들을 보다 보면 이 가사는 다른 언어로는 이 느낌을 표현할 수 없겠구나 라는 생각이 드는 경우가 가끔 있기도 하고, 또한 게임 쪽에서는 농담 반 진담 반으로 게임 계의 라틴어가 일본어라고 하 듯 각 언어가 표현하는 고유의 느낌과 외국인 입장에서의 환상 비슷한 부분이 있다.



또한 우리말로 대체하려다 보면 이미 단어의 형태로 결합하여 뜻이 제한되어 버린 한자를 다시 쪼개서 결합하거나 순수 우리말로 표현해야 하는데, 이것도 좀 결이 잘 안 맞는 경우가 많다고 본다(레고의 부품이 다양하지 않은데 이걸로 뭔가를 만드는 느낌이라고 할까?).

인터넷을 찾아보면 아래와 같은 우리말로 표현하는 시도가 실패했다고 하는데, 원어의 느낌을 떠올려 보면, 틀린 표현은 아니지만 원래의 그 느낌을 충분히 표현하진 못한다는 생각이 든다. 

  • 참살이 (Well-being)
  • 맨손 음식 (Finger food)

뭐 그래서 적절한 외국어를 가져다 쓰는 게 어찌 보면 다른 나라에서 오랫동안 키워온 맘에 드는 생각의 파편들을 주워와 사용하는 거라고 생각해 보는 것도 어떨까 싶다. 그렇게 되면 외국어를 공부하는 부분에 좀 더 다른 의미도 생기고 말이다.



일본어는 아마 오래전부터 한자의 주석을 가타카나로 표시해 왔기 때문에 외국어도 자연스럽게 가타카나로 표기하지 않았나 싶긴 하다. 그래서 외국어를 구분하기가 너무 쉽다. 물론 강조어나 의성어/의태어도 가타카나로 표현하지만 영어 표현이 압도적으로 많다. 다만 일본어를 배우는 다른 나라 사람 입장에서는 히라가나의 46개의 글자를 다시 또 가타카나 라는 다른 글자로 외어야 하는 1.5배 정도의 부담이 생기고, 또 가타카나는 특정한 분야에 많이 퍼져있어 배우는 루트에 따라서 정말 늦게 나 본격적으로 경험하게 될 수도 있다. 대부분의 나라가 그렇겠지만 순수 문학으로 갈 수록 점점 보기 힘들어 지고, 반대로 기술이나 게임, 패션 같은 쪽으로 갈 수록 점점 많아질 것이다. 좀 있어 보이는 측면을 찾아보려면 의학 드라마나 경제 방송의 대화를 보면 될 거고 말이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학교, 학원을 통해 모범적인 방식으로 공부하거나, 본인의 예능이나 게임 등 특정 분야에 관심이 전혀 없다면 아마 가타카나가 공부하는 과정에서 많이 노출될 가능성이 낮아지게 되어, 나중에 어느 정도 한자와 히라가나를 잘 읽고 쓰면서도 가타카나가 나오면 아 이게 뭐였지 하는 당황스런 상황에 놓이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일본어는 취미가 공부를 이끄는 경우도 많은 것 같아서 오히려 이런 경우가 드문 것 같기도 하다.



우선 게임에서 자주 만나는 가타카나를 보자.

  • スタート (스타-토, Start, 스타트)
  • セーブ (세-부, Save, 세이브)
  • ロード (로-도, Load, 로드)
  • エネミー (에네미-, Enemy, 에너미)
  • メイジ (메이지, Mage, 메이지)
  • クエスト (퀘스토, Quest, 퀘스트)
  • ファイアボール (화이아보-루, Fireball, 파이어볼)
  • ライトニング (라이토닝구, Lightning, 라이트닝)
  • ヒール (히-루, Heal, 힐)

요즘 같이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다국어 번역과 음성을 기본으로 지원하는 게임이 많아진 환경에서는 이해가 안 될 수도 있겠지만, 위를 보면 이걸 읽지 못하면 일본어로만 이루어진 게임을 하긴 힘들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지 않나 싶다. 그래서 예전에 수많은 1세대 게임 회사 사람들이 게임(특히 RPG)을 하기 위해 일본어를 사전을 찾아가며 열심히 노력할 수 밖에 없었던 상황도 있었었다.



그 다음엔 패션 쪽을 몇 개 봐보자 

  • コート (코-토, Coat, 코트)
  • スカート (스카-토, Skirt, 스커트)
  • Tシャツ (T샤츠, T-shirt, 티셔츠)
  • シンプル (신푸르, Simple, 심플)
  • オーバーサイズ (오-바-사이즈, Oversize, 오버사이즈)

이 쪽도 뭐 우리나라랑 비슷하게 여러 영어 단어들을 자연스럽게 가져다 쓴다. 



IT 쪽도 함 봐보자

  • ノートパソコン (노-토파소콘, Notebook PC, 노트북 컴퓨터)
  • キーボード (키-보-도, Keyboard, 키보드)
  • マウス (마우스, Mouse, 마우스)
  • プログラム (프로그라무, Program, 프로그램)
  • システム (시스테무, System, 시스템)
  • パスワード (파스와-도, Password, 패스워드)
  • データ (데-타, Data, 데이터)

우리나라 사람 입장에서 보면 뭔가 발음이 하나 빠져있는 거 같은 어색함이 있지만 양 쪽 다 각자 들리는 발음으로 최대한 비슷하게 표현한 부분이고, 외국 사람 입장에서는 어차피 비슷비슷 한 발음이라고 하니 그러려니 하자. 일단은 대충 비슷하게 매칭 되는 듯한 느낌이 있다.



마지막으로 경제 쪽을 봐보자.

  • マーケット (마-켓토, Market, 마켓)
  • ビジネス (비지네스, Business, 비즈니스)
  • コンシューマー (콘슈-마-, Consumer, 컨슈머)
  • キャッシュフロー (캿슈후로-, Cash Flow, 캐시 플로우)
  • ファンド (환도, Fund, 펀드)
  • トレンド (토렌도, Trend, 트렌드)



개인적으로는 일본어 쪽이 좀 더 영어 단어를 적극적으로 가져다 쓴다고 보는데, 최근 (어색해서 그랬는지) 한자 표현으로 바뀌었지만 현금 없는 버스 안에 붙여 있는 포스터의 문구를 보면 아래와 같은 표현이 있었다(구글 이미지를 찾아보면 둘 다 있으니 궁금하시면 검색을...)

  • 当バスはキャッシュレスに運営され,
  • 当(토우, 이)バス(바스, 버스)は(와, 는)キャッシュレス(캿슈레스, cashless)に(니, 로)運営(운에이, 운영)され(사레, 사역형),
  • 이 버스는 현금 없이(cashless) 운영 되어,

이런 걸 보면 우리나라 보다는 좀 더 적극적으로 일본 쪽이 영어를 일상에 적용하여 사용하는 것 같긴 하다.



중국어는 영어를 어색한 한자로 바꾸어 쓴다는 식의 인식을 받기도 하지만, 그건 아마도 순수한 자국어를 최대한 지키려 하는 정부의 문화 정책이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문화에 보수적인 사람들이 영향을 크게 줄 수 있는 환경이라면, 우리말 지키기 운동 같은 강한 흐름이 주도권을 가지면서 그렇게 된 게 아닌가 싶다. 뭐 하지만 세상일이 그렇듯이 항상 절대적으로 옳거나 틀린 건 없을 테니 그냥 현재 상태가 그렇다고 보면 될 것 같다. 그리고 그쪽에서는 한자와 같이 숨 쉬며 살기 때문에 앞에서 얘기했듯이 한자를 조합해 외국어를 표현하는 부분이 우리가 느끼듯이 딱딱하게 느껴지지 않을 수도 있어 보인다. 우리나라나 일본이 한글을 조합해 영어를 만들면서도 자연스럽게 느끼듯 말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중국보다 수는 적은 듯 하지만 현재는 많이 안 쓰이거나, 비슷하게 영어와 혼용해 쓰는 한자 말이나 순수 우리 말들이 꽤 존재하는 듯 하다.

  • 昇降機(승강기 vs 엘레베이터)
  • 管絃樂團(관현악단 vs 오케스트라)
  • 畫廊(화랑 vs 갤러리)
  • 房(방 vs 룸)
  • 내려받기 vs 다운로드
  • 누리사랑방 vs 블로그

이렇게 변화하게 되기 까지 꽤 많은 시간이 흘렀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몇 십 년 후의 세상일은 역시 모를 것 같다.



우선 중국에 진출한 외국 기업의 상표를 중국어로 표현한 부분을 보자. 많이 알려 지듯이 브랜드의 독특함을 비슷하게 표현하면서 한자에 브랜드와 어울리는 뜻을 담으려고 했다고 이해는 하지만, 외국 사람 입장에서는 좀 희화화된 예시들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어 보인다.

  • 可口可乐 (kěkǒu kělè, 커코우 커러, Coca-Cola, 코카콜라, 입에 맞고 즐겁다 라는 의미가 있다)
  • 优衣库 (Yōuyīkù, 요우 이 쿠, Uniqlo, 유니클로, 우수한 옷 창고라는 의미가 된다)
  • 麦当劳 (Màidāngláo, 마이 당 라오, McDonald', 맥도날드, 이건 뜻보다는 음만 중시한 표현이라고 평가된다고 한다)



단순히 발음을 가차 한 표현들도 있다고 한다. 이 경우는 한자에 크게 뜻은 없다. 아예 해당 발음을 위한 한자를 새로 만들기도 하고 말이다.

  • 咖啡 (kāfēi, 카페이, Coffee, 커피)
  • 巧克力 (qiǎokèlì, 치아오커리, Chocolate, 초콜릿)
  • 比萨 (bǐsà, 피사, Pizza, 피자)
  • 沙发 (shāfā, 샤파, Sofa, 소파)



여기까지는 뭔가 중국어로 영어를 표기하려 하는구나 라는 생각이 드는데, 좀 더 전문적인 분야로 가면 오히려 영어 발음을 느낄 수 있는 단어들은 점점 사라지게 된다. 

IT 쪽을 보면

  • 软件 (ruǎnjiàn, 롼 지엔, Software, 부드러운 부품, 소프트웨어)
  • 硬件 (yìngjiàn, 잉 지엔, Hardware, 딱딱한 부품, 하드웨어)
  • 电脑 (diànnǎo, 디엔 나오, Computer, 전기 뇌, 컴퓨터)
  • 网站 (wǎngzhàn, 왕 짠, Website, 그물같은 세상의 역, 웹사이트)
  • 互联网 (hùliánwǎng, 후 리엔 왕, Internet, 상호 연결된 그물, 인터넷)
  • 代码 (dàimǎ, 따이 마, Code, 대신하는 부호, 코드)
  • 大数据 (dàshùjù, 따 수 쥐, Big Data, 큰 숫자, 큰 데이터, 빅데이터)



패션도 그렇다. 

  • 鞋子 (xiézi, 시에 즈, Shoes, 슈즈)
  • 包 (bāo, 빠오, Bag, 뭔가 감싸는 것, 발음도 은근 비슷하다, 백)
  • 品牌 (pǐnpái, 핀 파이, Brand, 물건의 (품질을 나타내는) 명패, 브랜드)
  • 模特 (mótè, 모 터 Model, 특별한 본보기, 발음도 좀 비슷하게 하려 한듯 하다, 모델)



경제 쪽도 애매해서

  • 市场 (shìchǎng, 스 창, Market, 시장, 마켓)
  • 风险 (fēngxiǎn, 펑 시엔, Risk, 위험, 리스크)
  • 成本 (chéngběn, 청 뻔, Cost, 이루는데 드는 본전, 코스트)
  • 基金 (jījīn, 지 진 Fund, 기반이 되는 돈, 펀드)
  • 比特币 (Bǐtèbì, 비 터 비, Bitcoin, 비트 코인)



한국인 입장에서 좀 헷갈리는 부분은 저 한자 단어들이 진짜 영어를 나타내기 위해 만들어진 새로운 단어인지, 원래 사용하던 일반적인 단어들이 영어의 의미까지 포함하게 된 건 지를 직관적으로 알기 힘들다는 것이다. 그래서 드라마 같은 걸 보다 보면 AI, NPC 같은 단어를 영어로 발음하면서, 실제로 자막의 경우는 아래와 같은 한자 단어로 나오는 경우를 보면 이게 뭐지 하는 혼란이 생긴다.

  • 人工智能 (réngōng zhìnéng, 런꽁 쯔넝, 인공 지능, AI)
  • 非玩家角色 (fēi wánjiā juésè, 페이 완지아 줴써, NPC<non-playable character>)
  • 非(아니다), 玩家(노는사람->플레이어), 角色(배역->캐릭터)



실제 특정 분야에서 중국어로 일을 하는 사람들은 경험 상 자연스럽게 습득이 되겠지만, 그것도 결국은 그 분야의 분위기에 따라서 영어로 발음하거나 중국어로 발음 하는 등 상황이 다를 것도 같아서, 이 부분도 여러 매체를 통해서 분위기를 봐가면서 감을 획득할 수 밖에 없는 부분 같다. 이 쪽은 충분히 확신을 가질 만큼 직-간접 경험을 못해봤기 때문에 이런 것이 아닐까 추측을 해 보면서 마무리를 하려 한다.

 

- Fin -

posted by 자유로운설탕